top of page

떠나야 할 때: 품위있게 사역지를 떠나는 법

December 16, 2024


제 멘토는 아주 길고 비판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제 평가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두 마디를 건넸습니다.


“오웬 목사, 그만둬.”


목회의 마지막 몇 달은 너무도 힘겨웠고, 저와 제 아내는 사역을 내려놓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멘토의 그 두 마디는 '지금이 떠나야 할 때'라는 것을 확신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사역의 방향에 대해 고민할 때, 안타깝게도 명확한 답을 얻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제 멘토는 제게 필요했던 그 확신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확신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잘 떠날 수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사역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언제 떠날지, 그리고 어떻게 떠날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떠나야 할 때라는 것을 어떻게 아나요? 

'떠난다'는 것은 여러분이 현재 사역하고 있는 직책에서 새로운 직책으로 옮겨간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교회를 완전히 떠난다는 의미 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언젠가는 현재 사역을 그만두어야 할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떠나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여기 제가 사역하며 깨달은 몇 가지 신호들을 나눕니다. 이것들이 “그만둬!”라고 단언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현재 역할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낮은 열정 게이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아직 이 일에 마음이 있나?” 이것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역하며 더 이상 마음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대신 “글쎄요. 제게 아직 이 사역이 중요하지만 열정이 전 같진 않죠.”라고 말할 것입니다. 아마도 하루하루 기쁨보단 고군분투하는 기분일 것입니다. 당신은 현재 역할에 열정이 있습니까? 


만약 열정 게이지가 낮아졌다면, 떠나야 할 때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불편한 마음


마음이 불편한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역이 잘 되고 있을 수도 있고, 청소년 사역이 부흥하고 있거나, 교회가 성장하고 있거나, 예배 사역이 멋지게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죠. 모든 것이 괜찮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어긋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 불편한 감정은 성령께서 움직이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상처가 되는 관계


제게 그만두라고 했던 멘토는 이런 말도 해주었습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이 당신 무릎에 국을 쏟아도 괜찮을거에요. 하지만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숟가락질 하는 방식까지도 당신을 화나게 할 겁니다.” 


사역지에서 여러분의 관계는 어떤가요? 동료 목회자, 봉사자, 혹은 리더들이 당신의 무릎에 국을 쏟아도 괜찮을까요? 아니면 그들이 숟가락질 하는 방식조차 화가 나나요? 


부르심이 바뀐 것을 감지


저는 청소년 사역에 부르심을 느꼈었습니다. 앞으로 평생 청소년 사역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느낌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고, 부르심이 변하는 것을 감지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정체성과 직업은 우리의 부르심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의 부르심이 현재 역할에서 멀어지고 있다면, 지금의 자리를 떠나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건강하지 않은 환경


유해한 업무 환경은 거의 즉각적으로 “떠나라”는 결정을 해야 하는 몇 안 되는 신호 중 하나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건강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최선을 다해 건강한 환경이 되도록 노력해 보세요. 멘토나 외부 조언자들과 대화하며, 여러분이 단지 감정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닌지, 정말 객관적으로 유해한 환경인지 분별해 보세요. 


그러나 만약 환경이 유해하고 개선될 여지가 없다면, 떠나야 합니다. 


어떻게 잘 떠날 수 있을까요?

적절한 통보


당신의 팀과 교회가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통보 시기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상황을 고려하고, 스스로를 돌보면서도 배려심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너무 급하게 떠나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너무 오래 머물면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좋은 프로세스 마련


당신의 사임 소식을 누가, 언제 알게 될지 정하세요. 이 과정은 상사나 리더들과 함께 의논하며 진행하세요. 함께  타임라인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조율하세요. 당신이 맡고 있는 모든 업무에 대해 정리한 자료집을 만들고, 비밀번호나 필요한 정보도 여기 포함시키세요. 사임 과정에 대해 팀과 교회에 상황을 알리며 계속 대화의 창을 열어두세요. 목표는 투명한 프로세스를 마련하여 모두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에 있습니다. 


향후 사역이 성공적일 수 있도록 준비


당신이 떠난 후에도 사역이 번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 오는 사역자와 봉사자 간에 회의를 주선하거나, 후임자에게 필요한 세부 사항을 인수인계하고, 당신의 부재 후를 대비한 다음 시즌 사역 계획을 미리 작성하는 것입니다. 리더들과 협력하여 철저히 준비하면, 당신이 떠난 이후에도 사역이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관계 회복


제 멘토의 조언에 따라 사역을 내려놓았을 때, 저는 담임 목사님과 좋지 않았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가능한 한 관계의 문제를 풀고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저와 담임 목사님은 좋게 헤어졌고,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떠나기 전에 갈등을 해결하세요. 


애도


사실 떠난다는 것은 슬픔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변화와 전환 속에는 당신과 교회 가족이 함께 겪어야 할 애도의 시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은 반드시 지나가야 합니다. 당신과 교회가 애도하며 겪는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함께 변화의 과정을 수용하고, 이 시간을 통해 예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를 도와주세요. 


언제 떠날 지 아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떠나야 할지 아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권면은 이 과정을 공동체와 함께 하라는 것입니다. 외부의 멘토, 동료,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세요. 전문가에게 지혜를 구하고, 현명한 조언에 귀 기울이세요. 기억하세요, 당신은 이 모든 것을 혼자 해낼 수 없습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여러분이 변화를 기꺼이 포용하고, 떠나야 할 시기가 왔을 때 잘 떠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이 글은 Church Juice에 실렸던 글입니다. Church Juice는 CRC 교단 ReFrame 미디어 선교부에서 교회 안의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만든 사역입니다.


Comments


Recent Posts
bottom of page